미국 대표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기업인 싸이티바(Cytiva)가 한국에 생산 시설 마련을 위한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21일(현지시간) 싸이티바는 미국 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싸이티바는 이와 관련해 2022∼2024년 5250만달러(약 621억6000만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투자신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생산업체가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싸이티바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 공급 부족 현상을 빚는 백신 원부자재 일회용 세포배양백을 한국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엠마뉴엘 리그너 싸이티바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은 그 어떤 시장보다 역동적이고 우리가 가치를 두고 있는 시장"이라며 "한국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전 세계 환자들을 더 나은 방식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월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이 발표된 뒤로 성사된 1호 해외 백신기업 투자 유치 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아울러 백신 관련 기업 간 협력 양해각서(MOU) 4건, 연구기관 간 협력 MOU 4건이 체결됐다.
민간기업 간 MOU에는 백신 소재·부품·장비 협력과 공동 개발, 위탁 생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아쥬반스 테크놀러지에 면역 증강제를 공급하기로 했고 아이진은 미국의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러지로부터 캡핑 시약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팜젠사이언스는 미국의 액세스 바이오, 아이비 파마와 mRNA 백신 공동 개발 협약을, 큐라티스는 미국의 HDT바이오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 위한 협력을 각각 맺었다.
연구기관 간 MOU는 글로벌 보건 위기에 한미가 공동 대응하기 위한 내용이 골자를 이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mRNA 백신 전달체 공동 연구 협력 등이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오늘 협약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한 뒤 4개월 만에 달성한 중요한 성과"라며 "오늘 한미 양국이 모범적이고 의미 있는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이어 "원부자재 공급부터 백신 생산에 이르는 미국의 폭넓은 개발 역량과 한국의 세계적 의약품 생산 능력이 결합했다"며 "백신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