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영국의 유명 작가 고(故) 로알드 달(Roald Dahl)의 작품을 영화 등 영상콘텐츠로 만드는 권리를 장기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달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등으로 널리 알려진 동화 작가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넷플릭스가 영국 소설가 로알드 달의 작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포함 전 세계적으로 2억부 이상 판매된 작품들의 판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거래에 관여한 소식통을 인용해 "거래가 며칠 안에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2018년 '로알드 달 스토리 컴퍼니'와 달의 작품을 바탕으로 3년 간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5억~1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번엔 판권을 장기구매하려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유명 TV 제작자나 영화 제작사가 아닌 작가와 계약을 체결하는 건 흔치 않은 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넷플릭스의 달 작품 구매가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의 동화는 어린이는 물론 성인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게 그 간 영화화된 작품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포함한 그의 책 중 많은 부분이 이미 할리우드에 진출했다"며 "달의 작품은 높은 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달의 가족은 블룸버그에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달은 1990년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인터넷 무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달의 작품 중 두 편이 현재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조숙한 영국 여자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마틸다(Matilda)'를 제작 중이고 워너브라더스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캐릭터 윌리 웡카의 젊은 시절에 초첨을 맞춘 '웡카'를 촬영하고 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