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양자 관계와 실질 협력, 기후변화 및 코로나19 대응 등 글로벌 현안, 한반도 및 지역정세에 대해 다양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지난 6월 13일 영국 콘월 G7 계기 정상회담에 이어 100일 만에 개최된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으로, 영국 측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존슨 총리는 “한국과 영국 간에 백신 교환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백신 교환은 한-영 우호 관계를 잘 보여 주는 사례로, 백신 교환을 계기로 한영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존슨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 물었고,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라고 답하자 존슨 총리는 자신도 같은 백신을 접종했다며 접종 백신 종류에 있어서 동질감을 확인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영국의 ‘위드 코로나’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의 선배 국가로 조언을 구했고, 존슨 총리는 한국이 코로나에 훌륭하게 대응하고 있고, 백신 접종을 효과적으로 하면서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로 조언을 갈음했다.
존슨 총리는 콘월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에 대해 언급했고, 문 대통령은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 초안을 검토 중에 있으며, 우리는 한반도, 아세안을 포함하는 지역협력 강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계속 조율해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가 제기한 석탄 발전 감축과 관련하여 한국은 이미 석탄발전소 8개를 폐쇄했고, 올해 2개를 폐쇄해서 총 10개를 폐쇄했으며, 해외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 공적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국과 EU 국가들은 1990년대를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점진적으로 감축했지만, 우리는 2018년을 정점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그리고 2030년 NDC(온실가스감축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이처럼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가 언급한 퀸 엘리자베스 항모단과 관련하여 “퀸 엘리자베스 항모단 방한이 양국 간 국방 교류·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평가하며, 코로나 상황으로 제한적으로 진행되었으나 유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가 언급한 경항모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양국 해군 간 기술 협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존슨 총리는 “최근 영국, 호주, 미국이 맺은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는 역내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3자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가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 관련 영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협조에 사의를 표한 데 대해, 존슨 총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한국의 입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하게 되어 매우 뜻깊었고, 양자 협력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며, 11월 글래스고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