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 급증"…헝다·FOMC·규제 우려로 암호화폐 급락

입력 2021-09-21 00:15
수정 2021-09-21 07:52
암화화폐(가상화폐) 가격이 미국 등 주요국 거래소에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하락과 함께 위험자산 가격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만380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5분엔 개당 4만30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24시간 전과 비교하면 10%가량 급락한 수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이더리움 가격도 마찬가지다. 이날 한때 10% 넘게 떨어지면서 개당 3000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현재 300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줄줄이 떨어진 건 다우와 S&P500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21~22일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됐다. ‘중국판 리먼브라더스’로 불리는 중국 헝다그룹(에버그랜드)의 파산 가능성이 커진 점도 글로벌 자산시장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헝다그룹 부채는 한화로 350조원이 넘는 규모다.

여기에다 미국 등 주요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투자회사인 발키리 인베스트먼트의 레아 왈드 최고경영자(CEO)는 “증시 등이 급락하자 원금 손실에 따른 증거금 납부 요구(마진콜)가 쏟아졌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더 위험한 자산(암호화폐)을 팔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이 진정될 때까지 지금과 같은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비트코인을 150개 추가 구매했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가 구입한 비트코인은 총 700개로 늘어났다. 부켈레 대통령은 최근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구매량을 조금씩 늘려왔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