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가 30,000선을 돌파하면서 총리 교체와 총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둔 올 연말 지수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증시 전문가들 대부분은 닛케이225지수가 연말까지 30,000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8일 이후 8거래일째 30,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1989년 12월29일 사상 최고치인 38,915.87을 기록한 이래 32년만의 최고 수준이다.
지난 8월20일 지수가 26,954.81로 연중 최저가까지 떨어진 지 3주만에 3500포인트(약 13%) 가량 급등했다. 14일 기준 도쿄증시 1부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785조엔(약 8420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달 초 연임 포기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일본증시로 돌아오면서 주가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9월 첫째주 외국인 투자가들은 일본주식 6600억엔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2015년부터 지난달까지 일본 주식을 12조엔어치 순매도했다.
이시카와 마리코 크레디트스위스 주식영업부장은 “일본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평가가 마이너스에서 중립으로 돌아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아베 겐지 다이와증권 수석 전략가는 주요 상장기업 200곳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실적에 비해 일본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다. 일본 상장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6배로 미국(22배)과 프랑스(17배)보다 낮았다.
SMBC닛코증권은 내년 3월까지 닛케이225지수가 34,000~35,0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은 지수가 연말 32,000, 내년 3월말까지 29,000~35,000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이와증권은 올 연말 닛케이지수가 36,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후지시로 고이치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인플레 우려 등으로 해외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주가가 더 오르기 힘들다”며 “당분간 지수가 31,000 전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