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폿이 기아 광명공장(오토랜드 광명)에 투입된다. 스폿은 공장 내부를 다니면서 외부인의 무단침입을 감지하고 화재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는 등 안전 관련 업무를 맡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산업현장의 안전을 담당하는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을 17일 공개했다. 이 로봇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스폿은 사람이 이동하기 힘든 좁은 공간과 계단 등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유연한 관절을 활용해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도 파악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스폿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적용했다. 3차원(3D) 라이다와 열화상 카메라, 전면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가 정보를 파악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주 업무는 출입구 개폐 여부 인식, 고온 위험 감지, 외부인 무단침입 감지 등이다.
이 로봇은 인공지능 기반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산업현장 내 정해진 순찰영역을 자율적으로 이동하지만,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할 수도 있다. 로봇의 시선으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시범운영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 시스템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이어 새로운 기능을 보강해 다양한 산업현장에 투입하는 게 목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미국 로봇 기술기업이다. 스폿 외 20㎏이 넘는 상자를 들고 옮기는 물류 로봇, 점프와 물구나무서기 같은 고난도 동작을 해내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개발했다.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장(상무)은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은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첫 번째 협력 프로젝트”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