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민간 위탁사업 대수술' 시작

입력 2021-09-17 16:16
수정 2021-09-17 23:51
특정 사단법인이 9년간 도맡아온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운영권이 다른 곳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박아놓은 ‘대못’을 뽑겠다”며 추진하는 이른바 ‘위탁사업 정상화’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이 센터 운영권 수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적격자심의위원회를 지난 15일 열고 우선협상대상 1순위로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를 선정했다. 2순위로는 사단법인 흥사단이 뽑혔다. 기존 수탁기관인 사단법인 마을은 3순위로 밀렸다.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박 전 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였다. 시와 자치구 마을공동체 사업 등을 담당한다. 2017년 사업이 시작된 ‘서울형 주민자치회’ 지원 조직 역할도 하고 있다.

시는 지난 7월 해당 공모를 내면서 계약기간을 과거의 3년보다 짧은 1년1개월 남짓(올해 11월 21일~내년 말)으로 잡았다. 센터 운영 방식은 지금처럼 민간 위탁 형태를 유지하는 방안과 2023년부터 시나 공공기관 직영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수탁기관인 사단법인 마을은 박 전 시장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유창복 씨 등이 2012년 설립했다. 이곳은 2012년 센터 운영 수탁기관으로 선정된 뒤 3년 단위로 재계약을 거듭했다. 일각에선 “박 전 시장과 친분이 있는 시민단체 인사들이 센터를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의 시민단체 위탁 사업 개선과 관련해 “전임 시장이 박아놓은 대못 때문에 시정 조치가 쉽지 않다”고 지난 16일 비판한 바 있다. 박 시장 시절 마련한 ‘서울시 민간위탁 관리지침’에 행정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각종 비정상적 규정이 많다는 주장이었다.

오 시장은 “잘못된 것을 바꾸려고 해도 바꿀 수 없도록 조례, 지침, 협약서 등 다양한 형태로 시민단체에 대한 보호막을 겹겹이 쳐놨다”고 했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방만한 예산 운영 문제가 지적돼 시가 감사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관련 규정에 가로막힌 상황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