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17일(15: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더마코스메틱 전문회사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를 1800억원에 인수한다. 프로폴리스 등 더마코스메틱에 강점이 있는 코스알엑스와 협력해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7일 기능성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19만2000주)를 1800억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은 10월29일이다.
이번 계약에는 콜옵션도 포함돼있다. 코스알엑스의 자기주식을 제외한 잔여지분 57.6%에 대해 2024~2025년에 걸쳐 아모레퍼시픽이 추가 매수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코스알엑스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업 노하우와 해외 사업 인프라, 아모레퍼시픽의 제조 능력 등을 서로 공유하며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설립한 코스알엑스는 비상장사로, 연매출 규모는 800억원 수준이다. 프로폴리스 앰플, 젤클렌저, 패치 등 더마코스메틱 제품에 강점이 있다. 미국,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40여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20대 여성들이다. 이 때문에 젊은 소비자로 저변을 확대하려는 아모레퍼시픽과 뜻이 맞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분투자를 처음 유치한 코스알엑스 입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연구 및 생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향후 양사가 MZ세대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를 함께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MZ세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코스알엑스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우리의 연구개발 능력, 생산 역량을 투입해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강조한 '뉴 뷰티'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이달 초 열린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서 회장은 "우리만의 유일무이한 뉴 뷰티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며 "시대의 변화를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제품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서 회장은 이어 "바이오, 더마로 대표되는 고기능 영역과 건강한 삶을 위한 웰니스 카테고리를 집중 육성해 삶의 모든 순간을 아우르는 광의의 라이프 뷰티로 우리의 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이 꿈꾸는 새로운 미래, 비전 2025를 선언한다"고 했다.
이번에 콜옵션을 조건으로 건 것도 더마코스메틱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몇 년 동안 코스알엑스과 협업하면서 지켜본 뒤 경영권 인수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아모레퍼시픽이 상당 기간 몸을 움츠리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