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택배대리점주 유족, '명예훼손·모욕' 노조원 고소

입력 2021-09-17 14:11
수정 2021-09-17 14:12

극단적 선택을 한 경기 김포 택배대리점주의 유족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노조원 13명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은 17일 김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택배노조 김포지회 노조원 13명이 택배대리점주 A씨를 집단적으로 괴롭히며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원이 30회의 명예훼손과 69회의 모욕 행위를 했다며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A씨의 아내 B씨는 기자회견에서 "피고소인들은 단체 대화방에서 고인이 택배기사에게 돌아갈 돈을 빼돌려 많은 돈을 벌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올리고 '누구 말대로 XX인건가…뇌가 없나…멍멍이 XX같네…ㅋㅋㅋ'같은 욕설도 올리며 고인과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유서와 단체 대화방에서 오간 대화에 의하면 피고소인들은 고인을 집단으로 괴롭혀 장기집배점 대표에서 물러나게 하고 대리점 운영권을 가져가려는 의도가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을 극단적 선택에 내몬 이들을 용서할 수 없고 다시는 고인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결심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인의 휴대전화를 경찰에 제출했으며 향후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지난달 30일 김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유서에서 A씨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노조를 원망했다.

노조원들은 A씨와 함께 있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 A씨를 조롱하고 비아냥대는 내용의 글을 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는 일부 조합원이 A씨를 조롱하며 괴롭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A씨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은 노조원이 아닌 CJ대한통운 탓이라고 주장했다. 배송 거부 등 노조원들의 쟁의 행위도 정당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A씨 유족과 택배대리점연합회는 택배 당일배송 거부는 계약위반 행위라고 반박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