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축은행들이 이달 들어 공격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높이자, 저축은행들도 예수금 확보 차원에서 수신금리를 보다 큰 폭으로 올리고 있는 것이다.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한동안 찾기 어려웠던 연 10%대 고금리 특판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전국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2개월 기준 연 2.23%로 집계됐다. 24개월은 연 2.26%, 36개월 연 2.30%다. 12개월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7월 연 2%대로 올라선 뒤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수신금리 인상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SBI저축은행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3일 수신금리를 기존 대비 0.3%포인트 올렸다. 정기예금, 자유적립식예금, SBI스페셜정기예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정기예금, 사이다뱅크 수신 상품 등이 대상이다. 특히 자사 모바일 금융 플랫폼 '사이다뱅크' 전용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금리는 기존 연 2.3%에서 연 2.6%까지 오르면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줄줄이 나섰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7일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2.15%에서 연 2.4%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 금융 플랫폼 '웰뱅'을 통해 가입하게 되면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총 연 2.6%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셈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9일 만기 1~3년 기준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연 0.2%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기존 연 2.0%였던 OK정기예금 금리는 연 2.2%로 인상됐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제11회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개최를 기념하고자, 연 2.5%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특별판매(특판)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OK읏샷정기예금'이라는 명칭의 이번 특판 상품은 6개월 만기 상품이다. 가입금액은 최소 10만원으로 책정됐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같은 날 연 11%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적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뱅뱅뱅 1+1=11% 정기적금'의 명칭을 달은 이 상품은 상상인저축은행의 모바일 금융 플랫폼 '뱅뱅뱅' 전용 상품이다. 뱅뱅뱅 최초 거래 고객이라면 별도의 우대조건 없이 연 11%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6개월 만기 상품이며 납입 금액은 월 최소 1만원부터 최대 20만원까지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오는 30일까지 뱅뱅뱅 앱을 통해 매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 1111명, 20일간 총 2만2220명까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우리종합금융이 최근에 선보인 '하이정기적금'도 최대 연 10% 금리를 적용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우리종합금융에 처음 발을 들인 고객이라면 쉽게 최고 금리를 가져갈 수 있다. 기본 금리는 연 2%이며, 신규 고객이면 4%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마케팅 수신에 동의하면 1%포인트가 추가 적용되고, 수시입출금 계좌인 'CMA 노트'에서 일정 잔액을 유지하면 최대 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거머쥘 수 있다. 만기는 12개월이며 월 납입금액은 1만원에서 10만원까지로 제한된다.
다만, 고금리 특판 상품의 경우 월 최대 납입 금액이 적은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 수익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어서다. 때문에 최고 금리 혜택을 받기 위한 세부 사항과 만기 시 얻을 수 있는 이자에 대해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시장 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10%대의 고금리 상품은 일반적인 금융상품과 조건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는 해당 상품들이 일시적인 성격을 따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각 상품의 가입 조건 등을 면밀히 살핀 뒤에 의사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