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철(33)과 캐나다 동포 이태훈(31)이 나란히 올 시즌 첫 승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은 16일 경북 칠곡의 파미힐스CC 동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어바인 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서 나란히 6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이날 선수들은 난도 높은 코스를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쳐야 했다. 페어웨이 양쪽으로 10㎝ 가까이 자란 긴 러프는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다. 티샷에서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면 순식간에 타수를 잃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태훈은 특유의 정확한 샷으로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그는 이날 버디만 6개를 잡아냈다. 첫 홀인 1번홀(파4)에서부터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해 3번홀(파5) 버디 추가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이날 상당수 선수는 6번홀(파4)부터 8번홀(파3)까지 3개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이태훈은 침착하게 파 세이브로 막아냈다. 이후 후반전에서 버디 4개를 추가하며 6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태훈은 2018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4년차 선수다. 아시안투어에서 뛰며 2014년 1승을 기록했고 2017년 제33회 신한동해오픈 우승을 계기로 코리안투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을 보유했다. 2년째 우승 소식이 끊겼지만 올 시즌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4월 군산CC오픈에서 4위를 기록했고,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태훈은 “러프에 빠지면 정말 어렵게 풀린다”며 “페어웨이를 잘 지키고 오르막 퍼팅 찬스를 놓치지 않는 전략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을 노리는 최민철도 시즌 첫 승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난도 높은 6~8번홀에서 티샷 미스가 나왔지만 오히려 버디로 연결시키는 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비결은 정교한 쇼트플레이였다.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공을 핀 근처로 보냈고 퍼트도 도와줘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최민철은 2018년 한국오픈 챔피언이다.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경기력으로 상위권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출전한 10개 대회 가운데 3개 대회에서 톱5에 들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후반에 퍼트감이 좋았지만 선두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웃었다.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첫 단추를 채우며 KPGA 코리안투어 통산 2승에 한발짝 다가선 그는 “최근 경기에선 첫날 좋은 플레이를 했다. 오늘처럼 편한 마음으로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