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70대 아내를 돌보던 8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후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15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께 오금동의 한 빌라에서 A(80) 씨와 부인 B(78) 씨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찾아온 딸이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부인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내가 데리고 간다"는 등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씨는 2018년 치매 진단을 받은 부인을 보살펴온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부인의 증상이 나빠지자 치매안심센터를 찾아 상담과 교육을 받으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올해 5월부터는 센터도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부부는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관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주민센터는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주민센터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을 기준으로 사례 관리를 하는데, A 씨 부부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 미처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A 씨가 부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