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경기 파주의 한 교사는 정보교육에 대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 역량”이라며 정보교육 확대를 간절히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현재 시행 중인 정보교육은 초등학교 5·6학년 2년간 17시간에 불과하며, 단시간 교육만으로는 아이들의 정보 역량이 신장되기 어렵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수 부족으로 인해 또 다른 정보교육 사교육이 성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마저도 서울 및 수도권 일부에서만 사교육을 통해 정보 역량을 함양할 뿐, 사교육은 생각도 못 하는 도서벽지에서는 공교육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장 교사들은 “2022 교육과정 개정에 정보교과를 정식으로 편제해야 하며, 공교육을 통한 제대로 된 정보교육을 동등하게 실시해 아이들의 정보교육 편차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외된 도서벽지 학교 학생은 물론 모든 학생들의 정보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육 내용 반영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는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로 가고 있다. 스마트헬스케어, 인공지능 어드바이저, 자율주행 차량 등 산업 전반에서 SW·AI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SW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적극 채용 중이다.
SW 인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정규 과목이 아니라 방과 후 활동 수준으로 이뤄지는 정보교육으로는 디지털 전환과 AI 시대의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이 정보 역량을 함양, 관련 산업으로 진로가 이어지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SW업계와 학계를 막론하고,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교육 개편 및 시수 확대 필요성이 연일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에서는 2015년 7차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편성한 바 있다. 물론, 미래 사회를 살아갈 역량과 소양을 길러줄 정보교육이 초·중 교육과정에 처음으로 편성됐다는 의의가 있으나, 그 실효성에는 의구심이 든다.
7차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정보교육은 수업 시간도 미미할 뿐 아니라 ‘컴퓨팅 사고력’ ‘디지털 역량’ 함양과 동떨어진 알고리즘, 코딩 중심의 교육만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정보교사 한 명이 2~5개 학교를 순회 교육하는 등 적절한 학습 지도가 어려운 형편이다.
한국의 정보교육 시수는 영국,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국 대비 4분의 1도 되지 않는 최저 수준이다. 선진국은 일찍 정보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생들이 컴퓨팅 사고력 등 정보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200~400시간 이상의 정보교육을 편성 및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정보교육을 필수교과로 간주하고 있다. 우리도 이젠 정보교육과 SW를 수학·과학처럼 필수과목으로 편성해야 한다.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기회다. 우리는 디지털 대전환·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정보교육 시수를 전체 과정 중 최소 3% 이상 확보해 정보 역량 기초부터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줘야만 한다. 교육부와 각 정부 부처는 해외 주요국 대비 국내의 실정과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정보교육의 개별 교과 편성 및 교육 시수 확대를 통해 향후 20~30년을 바라봐야 하고, 우리 학생들이 20세기에 비해 단 몇 걸음이라도 수월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