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50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대면 서비스 업종의 고용 사정은 악화됐고, 보건서비스업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분야 일자리도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통계지표와 현실 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76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1만8000명 증가했다. 다만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4월(65만2000명) 이후 4개월 연속 둔화했다.
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24만3000명 늘어나 전체 취업자 증가를 이끌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4만7000명 늘었다. 두 업종은 대표적인 공공부문 일자리로,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공공부문 일자리로 채워진 것이다.
반면 대면 서비스 업종인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같은 기간 11만3000명 감소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도 3만8000명 줄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7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상향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분야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7만6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11만 명) 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통계청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일부 완성차 제조업체의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자동차·트레일러 부문 취업자가 크게 줄었고, 섬유제품 분야도 고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대면 접촉이 줄어들면 의류 판매가 감소하기 때문에 섬유업계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2.6%로 2013년 11월(2.6%) 후 7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계절조정 실업률도 2.8%로 역대 최저치였다. 하지만 낮아진 실업률이 고용 상황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정 국장은 “코로나19로 구직 기회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잠재적인 구직자도 함께 줄어 실업률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