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그만두고 세계에 한식 알리는 한인 셰프, 주디 주 [데이비드 김의 이머징 마켓]

입력 2021-09-16 05:50
수정 2021-09-23 10:58
[편집자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숨은 강소기업을 소개하고, 창업자·최고경영책임자(CEO)와의 인터뷰 대담을 게재합니다.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 못지 않게 인터뷰 고수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졸업한 뒤 잘나가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나와 한식 요리사의 길에 들어선 한국인이 있다. 2011년 영국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 UK'를 통해 유명세를 탄 주디 주(Judy Joo) 얘기다. 주디는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로 영국의 '아이언 셰프'가 됐다.

주디는 콜롬비아대 공대를 졸업하고 월가 모건스탠리의 트레이딩룸에서 일한 '금융 엘리트'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잘 나가는' 직장에 돌연 사표를 던지고 선택한 새로운 직업은 요리사였다. 주디는 요리를 할 때 비로소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직장을 그만두고 곧장 뉴욕의 요리 학교에 등록했다. 런던으로 이사한 뒤에는 고든 램지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기도 했다. 요리의 매력에 푹 빠진 주디는 '아이언 셰프 UK'에서 대성공을 거둔 뒤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의 심사위원으로도 발탁됐다.

주디는 한식 전도사다. 아이언 셰프에서도 김밥을 '코리안 스시'라 부르거나, 고추장을 '핫 페이스트 소스'로 부르는 심사위원들에게 '김밥'과 '고추장'이라는 단어로 정정해주기도 했다. 2014년에는 한식당 '진주'를 열었다. 한식 요리 TV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미국에서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고 한식 요리책인 '코리안 소울푸드'를 발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월스트리트의 직장을 그만두고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인생은 너무나 짧다. 내가 열정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나는 금융권 직장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 '요리'였다. 그래서 내 삶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요리사가 되고 난 후의 삶은 어땠나.

"뉴욕에서 프랑스 요리 관련 학위를 취득했다. 요리 잡지사와 '테스트 키친'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테스트 키친은 신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시험 주방이다. 또 '슬로우 푸드 USA'에서 일했는데, 그 때 할렘가 아이들이 음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Harvest Time'이라고 불리는 슬로우 푸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리고 런던으로 옮겨 가 음식 평론가로 활동했다.

이후에는 다시 나의 '요리'에 집중했다. '아이언 셰프 UK'에 출연하기 전에 요리 TV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고정 출연했다. 나는 아이언 셰프 자리에 오른 영국에서의 첫 번째 여성이 됐고 레스토랑 '진주'를 창업했다. 지금은 런던에서 캐주얼 한식당인 '서울 버드'를 운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와 부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

"매우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Out of the Fire and Into The Frying Pan'이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월스트리트에서는 종종 '돈'이 동기부여가 되고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반면 부엌은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해외에서의 한식당들이 마주치는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런던은 세계적인 도시고, 다양한 국적의 용광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음식에 대해 모른다. 아직도 아시아 요리를 둘러싼 무지함이 너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나라로 보고 있다.

해외에 한국 식당을 열 때 가장 큰 도전은 사람들에게 아시아의 문화적 차이를 가르쳐주고 각 나라 요리의 맛이 다르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접시로 묶으면 안 된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많은 일들 중에서 어떤 것을 가장 사랑하나. 또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인가.

"나는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각 나라의 요리사를 만나는 것이 좋다. 또 해외에서 요리하는 것과 현지 전통과 재료에 대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TV쇼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언제나 즐겁다. 내 인생에서 '아이언 셰프'는 확실히 하이라이트였다.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고, 책을 쓰는 것도 좋다. 내 브랜드를 만들고 새로운 공간을 디자인 하는 것 역시 흥미로운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순두부찌개, 김치볶음밥, 한국식 치킨이다."

당신의 비전은 무엇인가.

"나는 건강에 관심이 많다. 음식이 '약'이라는 한국의 철학을 세계에 널리 퍼뜨리고 싶다."

가족을 제외하고, 당신이 만났던 사람 중에서 가장 좋은 사람은 누구인가.

"두 사람을 뽑아야겠다. 셰프 다니엘 블루드, 그리고 노부 호텔의 공동 소유자인 드류 니포렌트다. 이들은 호텔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사람들이고 성공을 일궜다. 하지만 너무나도 겸손하다. 이 두 사람은 받은 것을 베풀 줄 아는 따뜻한 품성을 지녔다.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만큼 성실하다. 가식이나 자만심 따위가 전혀 없다."


아래는 영어 원문

How did you come up with an idea of becoming chef leaving Wall Street job?


Life was too short not to follow your passion and I was becoming disenchanted with finance. I didn't love it with my full heart but knew I wanted to be in food so decided to make the switch!


Please tell us a little bit about your journey from editorial assistant to Restaurant Gordon Ramsay (Maze) to Iron Chef in UK and US to Chef Patron to Jinju and to Seoul Bird
? I completed my grande diplome at the French Culinary School in New York, now called the ICC (International Culinary Centre), however, I didn’t want to work in restaurants because of the intense hours. Therefore, I started interning at food magazines and in test kitchens. I then went on to become the only intern to work in both editorial and the test kitchen at Saveur magazine.
? I also worked at Slow Food USA where I started the first Slow Food In Schools inner city project, Harvest Time in Harlem.
? I then moved to London with my now ex husband and began working at Time Out, freelancing as food critic.
? I then refocused my work from food media to the kitchen. I staged at the Fat Duck by Heston Blumenthal, Thomas Keller’s French Laundry in California, Nahm in Bangkok and worked extensively throughout the Gordon Ramsay restaurants.
? Following this, I then began to get regular slots on TV, guesting regularly on Market Kitchen, a show on the Good Food channel, before an opportunity with Iron Chef UK came up. I ended up becoming the second female ever to be crowned an Iron Chef worldwide and the first in the UK.
? This led to me founding and working as Chef Patron at Jinjuu restaurants (2 in London, 1 in Hong Kong), which I left in 2019.
? And now I run the fast-casual Korean restaurants, Seoul Bird, with locations in Canary Wharf and Westfield Shepherd’s Bush.


What was the culture shock between Wall Street and a kitchen? Please tell us an interesting backstory

So they’re actually pretty similar environments but I actually wrote an article for Wall Street Journal, Out of the Fire and Into The Frying Pan, attached for you - gives a pretty detailed account of the parallels between the two!


In growing Korean food restaurants overseas, what do you think is the biggest challenge?


So often, you think of London as a global city, as a melting pot of so many different nationalities, however, it’s pretty astonishing how many people don’t know anything about Korean food. There’s still so much ignorance that surrounds Asian cuisine and I find that most people lump all of Asia together as one nationality.


The biggest challenge in opening Korean restaurants overseas is educating people on the cultural differences within Asia and explaining that each country is different with its unique culture and culinary traditions and flavors. All of Asia should not be grouped together on one plate? each country and its cuisine should be celebrated as its own.

Other than food and the taste itself, do you have anything you want to change to make Korean dishes more acceptable to non-Korean customers?

Well I always play around with flavours and the presentation of food to make it fun, interesting and inviting to customers.


What is your choice between scalable business and culinary arts?
Obviously running multiple 3 Michelin starred restaurants is not easy to scale, which is why I chose to launch Seoul Bird, a fast-casual concept, so I can easily spread Korean flavors around the world!

Which job do you love most, among so many things you have been doing now.

? I love traveling and meeting chefs from all over the world. i love cooking abroad and learning about local traditions and ingredients
? Doing TV shows is always fun and Iron Chef has definitely been a highlight!
? I also love developing recipes and writing cookbooks.
? creating brands and designing new spaces is also so exciting and fun.
?
What are your most favourite 3 Korean dishes?
? In no particular order:
? Silken tofu soup - Soondubu Jjigae
? Kimchi fried rice
? KFC - ‘Korean Fried Chicken’


What is the next on top of your mind ? And what are your long term goals


I’m really into wellness so this is definitely next on my list to explore further. I really want to spread the Korean philosophy that food is medicine.


Who is the nicest person you have ever met? And Why? (except for your family)


So I’m going to have to cheat and pick two people for this one!
Chef, Daniel Boulud, and Drew Nieporent, co-owner/founder of the Nobu Hotels.
They are both legends in the world of hospitality and have founded such successful global empires. However, aside from being absolutely awe inspiring and at the top of their game, they are both so down to earth and humble.
Daniel and Drew are both so giving and warm.
For two people who are so busy, they are incredibly generous with their time. Their sincerity and willingness to help left such an impact on me. There is no air of pretense or ego about them.


<i>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i>


정리=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