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06일(08: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원격·재택으로 디지털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세대) 신입사원들이 회사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온라인으로라도 직원들 간 교류를 장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전세계 기업 임직원 3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팀장급 이상 직원은 61%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년여 기간에 '전보다 나아졌다'고 응답한 반면 입사 후 1년 이내 신입사원들은 64%가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응답했다. 신세대가 온라인을 선호한다는 기존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다. 오성미 한국MS 모던워크비즈니스 팀장은 "연차 높은 직원들은 이미 친숙한 동료들과 소통 수단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온라인 위주로만 경험하는 신입사원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조사에서 미혼 독신자의 경우 67%가 간신히 버틴다고 응답하는 등 원격업무로 인한 고립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기업들은 직원들을 돕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한 외국계 IT기업은 외식배달쿠폰을 구매해 직원들에게 보내 각자 음식으로 시킨뒤 화상 카메라를 켜고 각자의 근황을 묻는 등 온라인 회식을 하기도 했다. 경비는 회사비용으로 지원하고, 점심 시간 뿐 아니라 업무 시간 회식도 허용했다. 업무 메신저나 화상회의 도구로 직원들 간 사적 대화를 하는 것도 장려하고 있다. 재택근무 장기화로 직원들이 겪는 우울증이나 불안, 번아웃 증후군에 대처하기 위해 포스코와 LG화학 등 대기업들은 대면·비대면 직원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신입사원의 적응을 돕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LG화학 등 몇몇 기업은 롤플레잉 게임 형식 메타버스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했다. 기존 온라인 교육은 일방적이고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신입사원들이 강의가 끝나도 온라인에 머물며 자신의 캐릭터(아바타)로 동기의 아바타에 다가가 잡담을 하거나, 선배 직원이 있는 곳으로 가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등 적극적으로 교욱에 참여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