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없어진 우산. 누군가 실수로 타인의 우산을 가져간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절도로 밝혀졌다.
최근 네티즌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음식점을 방문했다가 5만 원짜리 우산을 분실한 사연을 공개했다.
A 씨는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음식점에 방문했다. 기념일 각인까지 해놓은 아끼던 우산을 우산 꽂이에 넣고 식사했다. 식사를 하고 나니 우산은 사라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업주에게 우산 도난 사실을 전하고 우산을 빌려 써야 했다.
며칠 뒤 A 씨는 해당 음식점에 재방문했고 그의 얼굴을 기억한 사장이 "CCTV를 확보했다"며 우산이 사라진 과정을 보여줬다.
CCTV 영상에 포착된 한 남성은 가족들과 식사를 한 뒤 나가다가 문제의 우산을 우산꽂이에서 들어 한 바퀴 돌려보더니 아내와 대화를 하고는 우산을 가져갔다.
A 씨는 "너무 괘씸한 부분"이라며 "자기 우산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 남성의 행동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성이 음식점에서 결재한 카드 영수증을 확보했다. 신고 일주일 후 경찰에 사건이 배정됐다는 우편물을 받았다고 A 씨는 설명했다.
A 씨에 따르면 경찰은 "CCTV 화질이 좋지 않아 차종, 번호판 판별이 힘들고, 카드 결제 영수증을 카드사에 문의하려면 영장을 넣어야 한다"며 "회신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에 A 씨는 "충분히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영화 '해바라기' 중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세상 이치"라는 대사를 인용하며 '우산 도둑'에게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A 씨는 "우산 하나에 유난 떤다고 생각하겠지만 너무 괘씸해서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우산이건 뭐건 남의 물건에 손대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런 일 생각보다 많다. 손버릇 안 좋은 사람에게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자식들은 뭘 보고 배울지 안타깝다", "절대 합의하지 말고 참 교육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우산에 이름이나 자신의 것이 아님을 판별할 수 있어 착각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 절도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식당에서 실수로 남의 우산을 잘못 가져갔을 때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된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를 물게 된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연 속 남성처럼 자기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가져간 것은 절도죄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절도한 물품의 가격과 상관없이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 절도죄는 고의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타인 소유와 타인 점유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를 말한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절도죄는 형법 제329조에 따라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면서 "절도죄는 점유이탈물횡령죄보다 더 높은 처벌을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김가헌 변호사는 "5만 원이 소액이긴 하지만 당연히 절도죄에 해당한다"라면서 "다만, 실제로는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기소유예는 전과는 아니지만, 기소유예를 받은 사실이 수사기관에 남아 향후 불이익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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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