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과 한국어 AI 개발…대기업이 먼저 찾는 강소벤처

입력 2021-09-14 17:34
수정 2021-09-15 01:58
게임용 한국어 인공지능(AI)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최근 국내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보이저엑스’가 크래프톤이 낙점한 강소 스타트업. 두 회사는 함께 언어처리 AI ‘GPT-3’를 개발하고 있다.

2017년 설립된 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는 초창기부터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창업자인 남세동 대표(사진)의 이력 때문이다. 그는 일명 ‘첫눈 패밀리’ 출신이다. 첫눈은 2005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인터넷 검색 전문업체다. 설립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네이버가 인수했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만든 신중호 Z홀딩스 GCPO(그룹최고제품책임자), 이상호 11번가 대표, 김병학 전 카카오 AI랩 총괄부사장,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 등이 첫눈 출신이다. 남 대표는 네오위즈의 ‘세이클럽’, 네이버의 카메라 앱 ‘라인카메라’ ‘B612’ 등 크게 성공한 IT 서비스를 개발했다.

보이저엑스는 AI를 전면에 내세운 스타트업이다. 보이저엑스는 회사 목표(미션)를 ‘AI로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로 잡았다. 설립 이후 AI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았다. 영상편집 서비스인 ‘브루’는 ‘음성 문자 자동변환(STT)’ 기술을 이용해 영상을 입력하면 음성을 인식해 자막으로 바꿔준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컷편집(영상 중 필요한 부분만 자르는 작업)’을 AI로 자동화해 편집 시간을 줄여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브이플랫’은 AI 모바일 스캐너 앱이다. AI로 문서나 책의 곡면을 분석해 문서 내용을 평평하게 스캔하는 서비스다. 문서 촬영 중 생긴 그림자와 각종 노이즈도 제거해 깨끗한 디지털 문서로 만들어준다. 글로벌 이용자가 100만 명이 넘는다. 작년에 출시한 ‘온글잎’은 AI 기반 손글씨 글씨체 생성 서비스다. 사람이 직접 쓴 몇 개 글자를 AI가 분석해 1만1172자 전체의 비슷한 글씨체를 제공한다.

보이저엑스는 인력과 기술 수준을 인정받아 지난 6월 첫 번째 투자 유치 단계인 시리즈A에서 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알토스벤처스, 옐로우독이 100억원씩 투자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보이저엑스는 AI 인재 채용에 집중해 AI 개발자를 100명 이상 뽑을 계획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