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이 정상보다 줄어드는 질병인 ‘근감소증’을 혈중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 농도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감소증의 발병 위험을 확인해 미리 관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용제 가정의학과 교수·조아라 감염내과 교수팀은 최근 근감소증과 혈중 ALP 수치 증가의 상관관계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LP는 간, 뼈, 신장 등 전신에서 발견되는 효소다. 일반적으로 ALP 수치가 높아지면 간 기능이 저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5579명을 성별 및 ALP 농도(상·중·하)에 따라 여섯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들 그룹의 ALP 농도와 저골격근 질량지수(LSMI)를 분석한 결과 ALP 농도가 ‘상(249IU/L 이상)’인 남성 그룹은 근감소증 발병률이 10.5%였다. ‘중(201~248IU/L)’은 6.7%, ‘하(200IU/L 이하)’는 6.4%로 혈중 ALP 수치가 높을수록 근감소증 위험도 증가했다. 여성 역시 ALP 농도가 높은 그룹(225IU/L 이상)의 근감소증 발병률이 10.9%, 중간 그룹(171~224IU/L)이 5.7%, 낮은 그룹(170IU/L 이하)은 3.1%였다.
ALP 농도를 근감소증 발병 위험을 예측하고 근육 건강을 미리 관리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팔, 다리의 근육량과 근력이 정상보다 감소하는 질병인 근감소증은 기존엔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질병코드를 획득하는 등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받았다.
이 교수는 “근육이 감소하면 근력 약화, 신체활동 저하 등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삶의 질도 저하된다”며 “ALP 농도가 노인 인구의 근골격계 기능을 평가하는 주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몰레큘스(Biomolecules)’에 실렸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