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마그넷 전문 기업 성림첨단산업과 공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자력을 가진 '친환경 마그넷(magnet·자석)'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개발로 LG이노텍은 중국, 일본 주도의 마그넷 업계에서 시장 공략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친환경 마그넷'은 채굴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중(重)희토류' 사용을 최소화한 자석으로 차량 모터나 스마트폰용 카메라, 오디오 스피커, 풍력 발전기 등에 탑재된다.
이 제품은 자석의 핵심 성분인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가량 줄였다. 이를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대부분 중국에 수입을 의존하는 중희토류 공급 리스크도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친환경 마그넷'은 기존 마그넷 업계를 주도하는 일본 기업을 제치고 가전 및 차량 조향모터용 자석 성능을 업계 최고 수준인 14.8kG(킬로가우스·자석 세기 단위)까지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기존 제품의 최대 성능은 14.2~14.3kG 수준이다.
'친환경 마그넷'을 차량용 조향모터에 적용하면 모터 출력을 높이면서도 차체를 경량화할 수 있고, 고화소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장착하면 액츄에이터(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움직이는 부품) 구동력을 10%가량 개선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LG이노텍은 2017년부터 중희토류를 줄인 '친환경 마그넷' 개발에 돌입, '중희토류 저감 기술'을 보유한 성림첨단산업과 협업해 4년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개발은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관점에서도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희토류는 생산과정에서 방사성 물질, 중금속, 독성가스, 산성폐수 등이 다량 발생해 토양, 하천, 지하수 등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조향모터, 스마트폰 액츄에이터 등 자사 제품에 '친환경 마그넷'을 적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방침. 이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부품 기업, 스마트폰 제조 기업 대상의 프로모션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적용 분야도 에어컨, 냉장고, 드론, 도심형 플라잉카, 발전기 등으로 빠르게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강민석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혁신기술로 핵심소재를 단기간에 개발해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친환경 마그넷'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