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카카오 김범수 정조준…'지주사 신고 누락' 제재 착수

입력 2021-09-13 17:20
수정 2021-09-17 18:59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끝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직접 겨냥했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면서 사실상 카카오 각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는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들어가면서다. 이 여파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 카카오 주요 계열사 주가가 또다시 급락했다.


1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제출 의무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에서 현장 조사를 했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이 같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임직원 7명 중 대부분이 김 의장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지정자료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위가 각 기업집단 동일인에게 제출받는 자료다.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등이 담긴다. 지정자료 제출을 누락하면 총수인 김 의장이 제재 당사자가 된다. 공정위는 관련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연내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김 의장과 카카오에 대한 제재 여부도 이때 결정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이 현재 법망을 피해간 것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카카오가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오히려 문어발식 확장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혁신을 이루는 게 아니라 잘못된 행태를 되풀이한다면 감시와 감독이 들어가야 하고, 필요하면 강제적 조치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훈/구민기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