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한 개편 필요성을 최근 밝히자 이에 대한 교육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계에선 교육부와 기재부 간 예산 갈등이 본격 점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전날 페이스북에 “학생 수가 감소하니 교육 재정을 축소하자는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는 군인 수가 감소하니 국방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이 언급한 ‘교육재정을 축소하자는 입장’은 기재부(정남희 재정제도과장)가 최근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9월호를 통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얘기한 것이다.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 설치·경영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마련하게 돼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교육교부금은 총 64조3000억원으로, 올해(53조2000억원)보다 20.9%(11조1000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문제는 교육교부금을 투입해 지원해야 할 학교의 학생 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기재부가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 교육감뿐 아니라 교원단체인 서울교사노조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기재부는 초·중등 학생 1인당 교육재정 규모의 지속 증가 등을 이유로 교육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보다 되레 이를 교육자치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교부금 사용이 방만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교육재정에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2차 추경에 따른 교육교부금을 방역 강화와 학습 부진 완화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서울교육청이 학급 책상, 걸상 교체 등 학교 시설 개선에 대부분을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