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국민의힘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홍 의원의 ‘돼지 발정제’ 논란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홍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을 겨냥해 “좌파들은 여태 돼지 발정제로 나를 공격했는데, 이번에 이재명 측 대변인이 나를 또 ‘성폭행 자백범’으로 공격했다”며 “국회의원직이 박탈되도록 엄중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전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것이다. 전날 전 의원은 홍 의원을 ‘성폭행 자백범’이라고 지칭하면서 비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10시간이 지난 뒤 12일 다시 글을 올려 “자고 나서 다시 생각하니 허위 성명에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인들 성명에 고소·고발로 응징하기보다는 국민적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고 고발 의사를 철회했다. 이어 “어떤 모욕도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참겠다”며 “그만큼 정권 교체가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에) 삶은 소대가리 소리 듣고도 가만히 계시는 분도 있는데 그 정도는 참아야겠죠”라고도 했다.
이 지사 측과 홍 의원의 공방은 지난 10일 시작됐다. 홍 의원은 대구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의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을 저격하며 “대통령이 성질나면 막말은 할 수 있지만 쌍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며 “본선에 들어가 이 지사가 한 쌍욕을 틀면 그냥 선거 끝난다”고 했다.
이에 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과거 장인어른을 ‘영감탱이’라고 욕했던 게 홍 의원”이라며 “부모를 욕하던 홍 의원이 부모를 욕보이는 가족에게 항의한 이재명 후보를 욕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