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동산 투자금, 44조엔 사상 최대

입력 2021-09-12 18:19
수정 2021-09-13 01:05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인 44조엔(약 468조원)으로 불어났다.

12일 미쓰이스미토모신탁기초연구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으로 일본의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와 부동산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의 운용 자산 규모는 44조1000억엔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조4000억엔 늘었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 완화책을 내놓은 2013년 이후 부동산 투자금은 9년 연속 늘었다.

부동산 PEF의 운용 자산은 23조엔으로 20조엔 규모의 상장 리츠를 처음 웃돌았다. 초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처를 찾지 못한 지방은행과 신용금고가 부동산 PEF에 적극 출자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기 금리가 연 0% 수준인 반면 물가를 감안한 부동산 임대 수익률은 연 3% 안팎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본사와 도심 오피스빌딩을 팔려는 기업이 늘면서 글로벌 PEF 운용사들도 일본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세계 최대 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3월 긴테쓰그룹홀딩스의 호텔 8개를 600억엔에 인수했다. 싱가포르 정부 계열 리츠회사 MNACT는 일본 휴렛팩커드 본사 빌딩을 400억엔에 사들였다.

미즈호신탁은행 연구소는 올 상반기 일본 법인의 부동산 매각 규모가 6583억엔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부터 일본 부동산 투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이 부동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자산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