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차에 밀리더니 결국…" 포드, 인도서 자동차 생산 중단

입력 2021-09-10 15:01
수정 2021-09-10 16:29

미국 포드자동차가 인도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한다. 오랜 판매 부진에 적자가 누적돼서다. 포드는 앞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고 전기차 등 미래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드는 내년 2분기까지 첸나이와 사난드 공장의 문을 닫을 계획이다. 인도 마힌드라그룹과의 합작 투자 결정도 철회했다. 구조조정 비용은 20억달러(약 2조3376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인도 진출 25년 만에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은 적자가 누적된 데다가 시장 점유율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누적된 손실은 20억달러에 달한다. 포드의 인도 자동차 시장의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1.42%에 불과했다.

포드는 저가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일본 스즈키와 현대자동차에 밀리면서 인도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현재 스즈키 현대자동차가 인도 자동차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 미국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도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일본 도요타는 인도의 높은 관세 때문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수익성이 적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으로 수익성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사업에는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포드는 지난 1월 브라질에서 적자가 누적돼 생산을 중단했다.

대신 2030년까지 전기차에 3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등 미래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