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내 신평사 "탄소 배출 규제 대응능력, 신용등급에 적극 반영"

입력 2021-09-10 08:59
≪이 기사는 09월09일(17: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대한 각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향후 기업들의 신용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9일 '빨라진 탄소중립 시계, 탄소배출 글로벌 규제와 한국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탄소세와 탄소배출권의 경우 탄소 배출량이 많은 발전, 철강, 석유화학 순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상품에 부과되는 탄소국경세의 영향은 탄소 배출량이 많고 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철강, 정유 순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영업이익 대비 총 탄소비용 비중을 보면 발전 산업이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의 약 273%로 다른 산업에 비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탄소 중립 강화 움직임에 대응해 올 8월 2030년까지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35% 이상으로 상향하는 탄소 중립·녹색 성장 기본법을 의결했다.

탄소세는 온실가스의 배출 감축을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 단위당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기업에 배출권을 유상 혹은 무상으로 할당하고 초과 배출량이나 잉여 배출량을 배출권 형태로 거래하는 제도다. 탄소국경세는 자국의 탄소 감축 노력으로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게 된 비용 만큼을 수입 상품에도 세금 명목으로 부과하는 조치다.

기업들이 탄소세, 탄소배출권, 탄소국경세를 동시에 모두 부담해야 하는 건 아니다. 탄소 관련 규제의 영향도 탄소 배출 수준과 탄소 저감을 위한 한계비용 수준, 설비투자를 통한 탄소 저감 노력에 따라 차별화 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기업들이 부담하고 있는 전반적인 탄소 비용 수준이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해 세계은행 등이 제시하는 적정 탄소 비용 수준에 미달하고 있다"며 "탄소 배출 관련 규제는 향후 어떤 형태로든 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구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전 산업의 경우 탄소 비용 증가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탄소 중립 추진에 따른 영향은 제조업과 수출 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각 기업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기적으로 사업·재무 위험을 모두 확대시키는 부정적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국내외 탄소 배출 규제 동향과 국내 기업들의 대응 방안, 대응 능력을 평가요소로 반영해 앞으로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