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주간 실업지표의 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4거래일 연속, 나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1.69포인트(0.43%) 내린 34879.38로 거래를 끝냈다. 다우지수가 3만5000선 밑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79포인트(0.46%) 밀린 4493.2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8.38포인트(0.25%) 떨어진 15248.25를 기록했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에는 주간 실업 지표가 개선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간밤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일까지인 한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3만5000명 줄어든 31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3월 14일에 집계된 25만6000명 이후로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인 것이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놓은 전문가 예상치 33만5000명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주요 지수는 지난주 비농업고용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사무실의 완전한 재개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MS는 전일보다 0.99% 하락했다.
여기에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가 "부양정책을 지속하고 있지만 속도가 더 느려진 측면이 있다"고 발언한 점도 매물 출회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ECB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데 이어 미국 고용지표 호전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자 견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느린 부양책을 언급하자 최근 유입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정책 변화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하락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종별로는 호재와 악재가 혼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에너지와 금융, 자재 관련주다 상승했다. 반면 부동산과 헬스 관련주가 각각 2%, 1% 넘게 떨어졌고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 산업 관련주도 일제히 내렸다.
특히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처방약 비용을 낮추기 위한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제약주의 낙폭이 확대됐다. 규제를 완화해 이미 출시된 의약품을 다른 회사가 개발하도록 장려한다는 게 로드맵의 골자다. 이는 결국 약가 강제 인하보다는 경쟁을 통한 인하를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만큼 제약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발표로 일라이 릴리는 5.82%나 하락했다. 존슨앤존슨(-2.23%), 앱비(-2.80%), 머크(-2.04%) 등 다른 제약주도 모두 내렸다.
반면 항공 관련주는 업계 실적이 가이던스 밴드를 유지한 데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운항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힘입어 상승했다. 델타항공(3.63%), 아메리칸 에어라인(5.59%), 사우스웨스트항공(2.31%) 등이 일제히 올랐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