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스마트 안경 '레이밴 스토리'를 공개했다. 안경을 쓴 상태로 사진·영상을 찍고 음악을 재생하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R(증강현실) 안경 개발을 위한 첫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날 공개한 스마트안경은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Ray-Ban)의 제조사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개발했다. 안경을 쓰고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걸 수 있다. 사진·영상을 촬영하고 앱을 활용해 페이스북 계정에 업로드할 수 있다. '레이밴 스토리'로 명명된 이 스마트안경 가격은 299달러부터 시작한다.
뉴욕타임즈(NYT)는 페이스북 스마트안경 착용 후기 기사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안경엔 카메라 2대, 마이크로 스피커 2대, 마이크 3개, 퀄컴의 스냅드래곤프로세서 칩이 내장돼있다. 안경테의 버튼을 누르면 30초 길이 동영상 35개 또는 500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을 쓰고 "페이스북, 페이스북"이라고 말하면 손으로 조작하지 않고도 카메라 촬영이 가능하다. 'USB-C' 케이블을 통해 PC에 연결할 수 있는 충전케이스도 함께 제공된다. 완전 충전 때 약 6시간 동안 안경을 쓸 수 있다.
앤드루 보스워스 페이스북 리얼리티랩 부사장은 "사진을 찍고 싶을 때마다 휴대폰을 꺼내 얼굴 앞에 대는 것보다 (스마트안경이) 낫다"고 말했다. 디자인에 주력했다는 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레이밴은 안경테 내부의 기술보다 안경 패션에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테크기업들도 스마트 안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스냅 등이 스마트안경을 출시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 때문에 인기를 끄는 데 실패했다.
스마트안경의 최종 단계로 꼽히는 AR 안경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6년 스마트안경을 공개한 스냅은 올해 AR 안경을 출시했지만 일반 판매용은 아니었다. 에반 슈피겔 스냅 대표(CEO)는 2019년 "AR 안경이 널리 보급되기까진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도 지난해 "AR 안경 출시까진 5~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CEO)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스마트 안경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