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LNG 공급이 줄어든 데다 겨울철을 앞두고 재고를 비축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이미 치솟은 액화석유가스(LPG) 요금과 함께 서민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LNG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JKM LNG 선물(10월물) 가격은 8일(현지시간) 100만BTU(열량단위)당 18.65달러로 치솟았다. 지난 3월 5달러 중반에서 3배로 급등했다. JKM은 글로벌 양대 LNG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거래되는 현물 LNG 가격지표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지난해 4월 말(2달러) 대비 9배 이상 폭등했다. 최근 석 달 새 71.9% 급등하는 등 하반기 급격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초 기록적인 한파로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던 1월 11일 가격(19.70달러)을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겨울철을 앞두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LNG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비축하려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발전사와 도시가스사에 LNG를 공급하는 한국가스공사는 연간 물량의 70%가량을 장기계약을 통해 수입한다. 나머지 30%는 현물 거래로 구입한다. 현물 가격이 급등하면 수입단가가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공사는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째 동결하고 있다. 인상 요인이 크지만 서민 부담을 고려해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가격 변동성이 큰 LNG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도시가스 요금이 급격히 인상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