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지역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을 공략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여당 주자들이 11일 치러질 예정인 대구·경북(TK) 경선보다 25일 호남 경선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은 지역 경선에 참여하는 대의원·권리당원 선거인단 규모가 전체의 3분의 1인 2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도정에 묶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캠프 소속 인사들이 호남으로 총출동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과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 등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일제히 호남으로 향했다.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 씨도 전날부터 광주·전남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씨는 주말에는 강원으로 이동해 표밭을 다질 예정이다.
이 지사는 TV토론회 일정에 맞춰 오는 16일 전후 광주를 방문한다. 18~19일 추석 연휴를 활용해 다시 호남을 찾을 계획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광주에서도 과반을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호남에서 지지자의 투표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낙연 캠프에서는 충청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낮은 투표율을 꼽았다. 호남 기반이 두터운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를 돌리는 등 ‘진지전’을 펼치고 있다. 전날 호남에서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이 전 대표는 “광주를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수도, 전남은 동북아 에너지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호남 표심을 겨냥했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득표율도 관건이다. 정 전 총리 역시 호남에서 세 결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10~11일 전북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호남 경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은 약 20만 명이다. 앞서 경선이 열린 충청(약 7만6000명)의 3배에 달하고, 11일 경선이 예정된 TK(약 1만5000명)의 13배에 이른다. 민주당 역사상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되지 못했다. 특히 의원직 사퇴를 내건 이 전 대표에게는 고향인 호남에서 유의미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경선 레이스를 이어갈 명분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 경선은 21~25일 광주·전남에서 투표를 시작하고 25일 결과가 발표된다. 전북은 22~26일 투표한 뒤 26일 결과가 공개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