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글로벌커뮤니케이션(엡실론)을 인수했다. 기존 디지털전환(DX) 역량에 전문기업 인프라를 더해 1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인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계획이다. KT, 글로벌데이터 기업 엡실론 인수9일 KT는 엡실론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말레이시아 쿠옥 그룹과 지난 8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KT가 벌인 대규모 해외투자다.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 형식으로 지분을 인수한다. KT는 엡실론의 경영권을 갖고, 대신PE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양사간 지분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엡실론은 2003년 출범한 정보통신(IT) 기업이다. 각국에 걸쳐 기업 본사와 해외 지점을 연결하는 글로벌데이터 서비스,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IDC서비스 등이 주요 사업 분야다. 이를 위해 세계 20개국 41개 도시에 해외분기국사(PoP) 260곳 이상을 두고 있다.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싱가포르에는 각각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엡실론은 주문형(온디맨드) 연결 플랫폼 인피니도 운영한다.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해 기업에 데이터 연동 서비스와 통신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미국·유럽 등으로 글로벌데이터 확장"KT는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글로벌데이터 사업을 대폭 확장한다. 글로벌데이터는 국내외 기업·기관과 해외 통신기업 등이 국경을 초월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각종 IT 플랫폼과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세부 지역별로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해외에 설치한 통신시설인 PoP, 해저케이블을 비롯핸 해외 인프라 기반 국제전용회선 등이 여기 들어간다. 데이터센터,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등도 그렇다.
KT는 기존엔 아시아 중심으로 글로벌데이터 사업을 운영해왔다. 엡실론 인수를 바탕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과 고객사를 유럽과 미국 등으로 넓히게 됐다. 유럽·미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는 해외기업도 새 고객사로 확보할 길이 트였다. 데이터센터 간 연결(DCI), 이종 클라우드 간 연동(Cloud Connectivity), SD-WAN 등 고도화 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T는 엡실론을 글로벌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볼트온 전략’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볼트온 전략은 유사기업을 인수합병해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는 뜻이다. 엡실론 인수로 확보한 글로벌데이터 사업 인프라와 고도화 서비스를 KT의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와 각종 로봇 서비스 등 DX 사업에 결합한다.
KT는 글로벌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를 지난해 기준 72조원으로 추산했다. 5년 내 약 40% 성장해 2025년까지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KT는 “KT의 정보통신기술, 세일즈 역량과 국내 기업간거래(B2B) 고객 기반이 엡실론의 세계 네트워크와 영업 거점, 기술력에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KT의 글로벌데이터 사업이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는 “그간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을 겪었다”며 “KT는 세계 곳곳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같은 불편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KT를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