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ESG 경영 강화한 기업이 高수익"

입력 2021-09-09 12:01
수정 2021-09-10 00:22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그룹을 이끄는 이규성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투자 방향을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투자 성과를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이 CEO는 8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석유 가스 등 칼라일의 전통적 포트폴리오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룻밤 사이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석유 사업 관련 펀드도 운용하고 있지만 탄소배출 저감에 핵심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중을 서서히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칼라일은 지난 7월 7억달러를 투자해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는 자회사 코피아를 설립했다.

이 CEO는 단순히 비용 관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현대적 사모펀드 운용사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ESG 경영이 높은 수익 창출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칼라일의 포트폴리오 회사 가운데 (성별 인종 등) 다양성이 높은 이사회를 가진 곳이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12% 빨리 성장한다”며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회사를 더 나은 기업으로 만들 때 투자 실적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G 경영이 모든 포트폴리오 회사에서 추진되도록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칼라일은 2023년까지 투자 회사 이사진 중 여성, 유색인종 등의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칼라일은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자산 기준)로 꼽힌다. 운용자산은 2700억달러(약 315조576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에만 275억달러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칼라일 주가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 CEO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회사를 더 잘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기쁘다”고 했다.

공동 CEO였던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홀로 칼라일을 이끌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