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보톡스 생산업체 메디톡스 주가가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미국 파트너사와의 제품 개발 계약이 종료돼 미국 진출이 물거품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 영향이다.
8일 메디톡스는 12.72% 하락한 15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메디톡스 주가는 이날 급락하며 1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2월 19일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다. 6월 말과 비교하면 33.42% 빠졌다.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미국 파트너사인 애브비와의 계약을 종결한다는 공시 때문이다. 이날 메디톡스는 엘러간(현 애브비 계열사)과 체결한 신경독소(보툴리늄 톡신) 후보 제품 MT10109L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에 대한 애브비와의 개발 및 상업화도 중단됐다.
메디톡스는 애브비가 시행한 모든 임상 자료를 이전받는다. 애브비로부터 받은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일체는 반환하지 않는다. 해당 제품에 대한 개발과 허가, 상업화 등 모든 권리는 메디톡스가 갖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 종료로 메디톡스의 미국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툴리늄 톡신 후보 제품을 한국을 제외한 세계 국가에서 개발하고 상업화하는 독점권을 엘러간에 부여한 바 있다. 미국에서 MT10109L의 개발이 완료돼 출시되면 메디톡스는 별도 로열티(경상기술사용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의 제품 3종(메디톡신·코어톡스·이노톡스) 가운데 이노톡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수출이 금지돼 있다”며 “MT10109L이 사실상 이노톡스와 같은 제품이어서 미국에 대한 수출이 아예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앞으로 메디톡스는 미국 시장에 자력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만 보자면 한 가지 제품에 대한 기술 개발을 중단한 것”이라며 “네 번째 톡신 제품이 내년에 출시될 예정으로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