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금융 낙하산" 주금공 상임이사에 전 민주당 정책부의장 내정

입력 2021-09-08 16:16
수정 2021-09-08 17:19
정권 말 '금융 낙하산' 논란이 거센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로 주택금융 관련 경력이 일천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금공은 보금자리론, 주택연금, 주택보증 등을 담당하는 주택금융 시장의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주금공 상임이사직은 연봉 2억원이 넘는 자리다. 금융산업노조는 "전형적인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주금공 상임이사에는 장도중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50)이 내정돼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이다. 현재 주금공 상임이사직은 단 네 명이 맡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봉은 2억1440만원에 달한다. 장 전 부의장은 지난 1일로 임기를 마친 박정배 전 상임이사의 후임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부의장은 현대캐피탈, 나이스평가정보 노조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문재인 대통령 예비후보 캠프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상근 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수석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거쳐 지난해 21대 총선 민주당 서울 강동을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여당 출신 인사가 상임이사에 내정된 데 대해 금융노조는 "현 정권의 '알박기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민태 금융노조 주금공지부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장 전 부의장에 대해 "한때 금융권에 있었다지만 이후 오랜 기간 정치권에 몸을 담았던 인사"라며 "주택금융 부문에 어떤 전문성과 경력이 있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주금공은 주택금융과 관련한 국가 정책을 수행하는 핵심 기관으로서 주택금융시장 방향 설정 등의 임무가 주어지는 임원에게도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며 "관련 지식과 해당 분야 경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임원의 직무를 맡기는 것은 무면허자에게 대형버스 운전을 맡기는 것과 다름 없다"고 했다.

이어 "상임이사 내정자의 과거 행적을 보면 지난 대선 선거캠프와 총선 예비후보 등 10년간 정치권에 기웃거린 것 외에 주택금융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며 "이는 현 정부가 극단으로 치닫는 주택금융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해결책을 낼 능력도, 생각도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성장금융,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 전문기관의 요직에 금융 전문성과 거리가 먼 친정권 인사들이 줄줄이 낙점되면서 '금융 낙하산' 논란이 재점화했다. 최근 한국성장금융은 2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펀드를 총괄하는 투자운용본부장 자리에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한국예탁결제원은 상임이사에 한유진 전 노무현재단 본부장을 선임키로 했다.


빈난새/김대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