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경찰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를 경찰에 떠넘기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경찰청 직장협의회는 8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발의된 ‘인천시 대중교통 기본 조례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이 이 조례안 제6조 3항에는 ‘지하철 경찰대는 전동차 순찰 시 임신부 외의 승객에게 임신부 전용석을 비워둘 것을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입법예고와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현직 경찰로 구성된 인천경찰청 직협은 “인천시의회가 지하철 운영 주체나 지자체의 업무를 지하철경찰대에 전가하는 조례를 만들었다”며 “경찰은 지자체 조례 적용 대상도 아닌데다 해당 조례는 법적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조례는 지난 7월 자치경찰 사무의 종류와 범위를 상세하게 정한 경찰법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자치경찰 사무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해 인천시장이 인천경찰청장과 협의를 하도록 한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향후 행정지도라는 형식을 빌어 쓰레기 투기 금지 권고, 버스 노약자석 착석 금지 권고 등 자치경찰의 사무가 무한하게 확장하는 전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태식 인천경찰청 직협 위원장은 “지자체 업무가 경찰에 무분별하게 전가되면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해당 조례 제정을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