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드론 "드론으로 산불 끄고 오지에 택배"

입력 2021-09-07 18:15
수정 2021-09-08 02:09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인 한국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소방대원이 출동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이럴 때 산불 진화 헬기를 띄우기에 앞서 소화탄을 장착한 드론을 보내면 화재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엑스드론은 산불 진화 등 다양한 목적의 산업용 드론을 제작하는 벤처기업이다. 군에서 쓰이는 감시정찰용 드론을 비롯해 지도 제작, 시설물 관리 등에 쓰이는 다양한 드론을 제작해 소방청 산림청 등 공공기관과 연구소 등에 공급한다. 진정회 엑스드론 대표(사진)는 “2018년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커피를 전달한 드론도 엑스드론 제품”이라며 “국내 20여 개 드론 제작사 중 가장 앞선 산업용 드론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드론이 안정적으로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선 바람이나 전파 방해 등 극복해야 할 요소가 많다. 엑스드론은 드론 비행 제어 시스템 관련 기술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드론이 비행하면서 각종 외부 요인을 학습하고 기체 스스로 안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해 개발했다. 비행 횟수가 늘어날수록 드론의 성능은 더 향상될 수 있다. 진 대표는 “미국 등 선진국과 한국의 드론 기술을 비교하면 기체의 완성도에선 별 차이가 없지만 비행 횟수에 따른 누적 빅데이터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며 “안정적 기체를 만들기 위해 드론 관련 정부의 정책 과제를 받아 적극적으로 비행 시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엑스드론은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를 받아 물류·배송 드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10㎏가량의 화물을 싣고 도서산간 등 물류 취약지역에 30분 내로 원활히 배달할 수 있는 드론을 만드는 게 목표다. 진 대표는 “현재 배송 드론을 상용화하기 위해 충남 태안과 원산도 사이에서 회사 제품으로 시범 비행을 수백 회 시행하고 있다”며 “내년께 배송 드론 과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정사업본부가 우편물 배달을 위해 드론을 대량으로 구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배송 드론은 수요가 한정적인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 유통 플랫폼 회사를 통해 대량으로 공급될 가능성도 있다.

진 대표는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 ‘질문 닷컴’이란 정보기술(IT) 포털 등을 운영했던 엔지니어 출신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