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하면 많은 사람이 미국 기업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도 가파르게 성장 중인 차세대 혁신 기대주가 많다. 국내 증권사 전문가들은 가이(고어텍·002241)와 씨그룹(SE) 등을 신흥국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주로 꼽았다.
KB증권이 유망주로 추천한 가이는 중국의 가상·증강현실(VR·AR), 스마트 웨어러블, 무선이어폰, 전자제품 분야 선두 기업 중 하나다. 애플 이어폰 공급사이기도 하다. 마이크로폰, 센서 등 음성솔루션 관련 정밀 부품 및 스마트워치, 로봇 등 기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가량은 TWS 제조 등 음성인식 부문에서 나왔다. 이어 VR·AR 및 스마트워치 제조를 포함한 스마트기기 부문이 30%, 정밀기기부품이 21%를 차지하고 있다. TWS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수혜를 받다가 VR·AR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페이스북, 소니 등의 헤드셋 제조를 맡고 있다. 올해는 VR·AR 헤드셋 조립 시장에서 점유율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은 VR·AR 수요가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81.4%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가이의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이의 올해 VR·AR 기기 판매량은 약 10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페이스북과 애플, 소니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가이는 이들 모두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30%를 웃돈다.
신한금융투자는 동남아시아 정보기술(IT) 대장주로 꼽히는 씨그룹을 차세대 혁신 주도주로 꼽았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씨그룹은 전자상거래(쇼피)와 모바일 게임(가레나), 디지털 금융 서비스(씨머니) 등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 6억 인구를 배후에 두고 핀테크와 e커머스 최강자로 자리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흥국에서 보기 드문 기술주”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동남아를 넘어 라틴아메리카까지 진출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씨그룹의 시가총액은 1900억달러(약 22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한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직전 작년 2월 50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350달러를 넘어섰다. 7배 이상 뛰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