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전셋값 위에 나는 매매가격…전국 3.3㎡ 평균 2000만원 돌파

입력 2021-09-07 17:25
수정 2021-09-08 01:49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전셋값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매매가가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시세가 2000만원을 넘었다. KB 조사 기준 서울은 평균 4569만원을 기록했다. 서초구(7073만원)는 강남구(7897만원)에 이어 7000만원을 돌파했다. 송파구(5817만원), 용산구(5487만원), 성동구(5036만원)는 5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25개 구 중 3.3㎡당 아파트 매매가가 3000만원을 밑도는 지역은 중랑구(2977만원)와 금천구(2764만원)뿐이다.

전셋값도 오르고 있지만 매매가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셋값도 꾸준히 오름세다. 하지만 KB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전국(66.9%)과 서울(55.3%) 모두 올 들어 가장 낮은 상태다. 연도별로는 2013년 이래 가장 낮다. 하지만 종로구(63.0%), 성북구(62.3%), 중구(61.7%), 관악구(61.4%), 은평구(61.3%), 중랑구(60.7%) 등 중저가 지역은 전세가율이 비교적 높아 매매가격이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상황에서 전세가율이 70%를 넘으면 매수 전환이 쉬워진다”며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가 지역은 대출 규제 속에 갭투자(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것)가 쉬워 매매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매매가와 분양가의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8월에 공급된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290만원으로, 매매가(2050만원)와 760만원 차이 난다. 연도별 매매가와 분양가의 차이가 가장 컸던 지난해(427만원)보다 더 벌어진 수치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작년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 지역이 늘어나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부활하면서 분양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 가격이 청약시장의 열기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