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자산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비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함에 따라 올해 충당금 부담이 낮아진 점과 더불어 증시 활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예대마진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10개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은 11조4671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6320억원) 대비 3조8351억원(5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은행이 1조4491억원(26.5%) 증가했고, 금융투자가 1조6697억원(132.2%), 보험이 4102억원(55.0%) 늘었다. 여전사 등은 6715억원(5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익의 권역별 비중은 은행이 52.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전년 동기(61.5%)보다 9.4%포인트 하락했다. 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7.9%포인트 상승한 22.1%를 기록했다.
금융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은 28.29%로 전년 말(28.87%)보다 0.58%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의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4%로 같은 기간 0.04%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4.56%로 3.13%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금융지주회사 10개의 자회사 등 소속 회사 수는 277개로 전년 말보다 13개 늘었다.
금융지주회사 총자산은 전년 말(2946억원)보다 141조원(4.8%) 늘어난 3087조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회사 총자산이 3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역별로는 은행이 전년 말 대비 109조3000억원(5.0%) 증가했고, 금융투자 7조1000억원(2.3%), 보험 2조6000억원(1.0%), 여전사 등은 16조원(9.2%) 늘었다.
금융지주 총자산 중 은행의 비중이 74.1%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금융투자 10.3%, 보험 8.6%, 여전사 등 6.1%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금융지주그룹 총자산은 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이자 이익이 확대되고 증시 활황 등에 따라 금투 부문 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전년도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당기순익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정책 지원 종료와 시장 환경 변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도록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 자본확충·내부유보 등 손실흡수력 제고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