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이 9월 첫 경기에서 호투하며 시즌 13승(8패)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투구 수는 80개였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92에서 3.77로 낮췄다.
13승을 수확한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 리그 다승 1위 게릿 콜(14승·양키스)과는 단 1승 차이다. MLB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에도 1승 차이로 다가섰다.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2019년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각각 14승씩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 덥수룩했던 수염을 깔끔하게 밀고 나왔다. 달라진 건 얼굴만이 아니었다. 평소 140㎞대 후반을 기록하던 직구 최고 구속은 151㎞(93.9마일)를 찍었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의 움직임도 좋았다. 힘과 제구력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1회초 팀 동료 마커스 시미언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2회까지 여섯 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잡았다. 1회 선두타자 D.J. 러메이휴를 컷패스트볼을 이용해 3루 땅볼로 제압했고, 후속 타자 조이 갤로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에런 저지에게는 이날 최고 구속인 151㎞ 직구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1회를 단 12구로 마친 류현진은 2회에도 효율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장칼로 스탠턴을 우익수 뜬 공으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후속 타자 앤서니 리조에겐 정타를 맞았지만 토론토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호수비를 펼치며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팀 동료의 도움을 받은 류현진은 게리 산체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2회를 마쳤다.
3회엔 첫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1사에서 브렛 가드너를 상대로 초구 직구를 던졌다가 자신의 옆을 스치며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히오 우르셀라와 러메이휴를 모두 유격수 땅볼로 정리했다.
류현진은 4회에도 삼진 2개와 내야 땅볼 1개로 깔끔하게 막았다. 150㎞대 직구를 앞세워 힘으로 압도했다. 그는 2사에서 스탠턴을 상대로 3볼에 몰렸는데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로 풀카운트를 만든 뒤 다시 컷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 처리했다. 볼넷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였다.
5회엔 선두 타자 리조에게 9구 접전 끝에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산체스를 1루수 파울 플라이, 글레이버 토레스를 헛스윙 삼진, 가드너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은 6회에도 선두타자 우르셀라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 러메이휴를 6-4-3 병살타로 잡은 뒤 갤로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류현진은 이날 갤로와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삼진을 뺏었다.
류현진은 직구 30구, 컷패스트볼 22구, 체인지업 21구, 커브 7구 등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던지며 양키스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토론토는 9회초 에르난데스가 솔로 홈런, 시미언이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8-0으로 크게 이겼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