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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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지배력 하락하고 가격만 상승하면 조정 의심 필요"비트코인이 5월 하락 이후 약 4개월 만에 6000만원을 회복했다. 주말 사이 정체되어 횡보 중이던 비트코인이 6일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약 8000억원가량의 매수량 우위를 동반하며 큰 폭으로 급등했다.
7일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이 확정된 가운데, 미국과 남미를 중심으로 엘살바도르 이슈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내에서 국민 여론의 절반 이상이 법정화폐 도입을 반대하고 있고, 엘살바도르에서 법정화폐가 되더라도 그 수요가 전체 시장 가격에 큰 영향력을 줄 정도로 많지 않고, 이미 오래 전 선반영된 이슈인 만큼 진정한 상승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존재한다.
비트코인 지배력(도미넌스)은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의 점유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알트코인으로 자본이 더 집중된 상황임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지배력은 7월 30일부터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더리움 및 알트코인들의 강세가 시작되자 50%를 뚫지 못하고 하락 추세로 전환하면서 41%대까지 떨어졌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지배력이 떨어질 경우, 단기 급등 후 큰 조정장이 왔는데 최근 시장 흐름이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올 5월에도 비트코인을 포함하여 알트코인까지 신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장 흐름일 때, 비트코인 지배력이 급감한 후 큰 하락이 나왔다. 많은 투자자들을 기나긴 기다림으로 묶었던 2018년 초 하락도 비트코인 지배력이 40%대로 하락하면서 큰 조정을 받은 사례다.
미국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같은 대형 호재가 아닌 이상 기술적인 분석으로 흐름을 살펴볼 때, 지금의 코인장 상승세는 억지로 끌어올린 후 무리하게 유지되고 있는 장이라 볼 수 있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측면이 있지만, 8월에만 3건이 넘는 거래소와 플랫폼 해킹,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디파이(DeFi) 규제,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시사, 무분별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 버블 논란 등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사건이 많았다. 하지만 런던 하드포크 이후 공급량이 감소한 이더리움이 강한 가격 방어를 보여주었고, 솔라나와 루나 같은 생태계 코인들이 새로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조정 없는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물론 최근의 알트코인 강세는 단순히 비트코인 상승에 따라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닌, 생태계 코인을 위주로 저마다의 기술력을 증명하여 얻은 결과인 만큼 쉽게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솔라나가 쏘아올린 가상자산 생태계 확장 이슈도 솔라나 NFT 가격 버블 이슈로 주춤하고 있고, 솔라나 프로젝트가 자랑하는 5만 TPS(초당 처리 속도)의 실효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12일 예정된 에이다의 '알론조 하드포크'도 아직 100% 성공한다고 볼 수 없고, 성공하더라도 카르다노 생태계 내 플랫폼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업데이트가 호재로 지속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더 크다.
최근 상승 흐름에서 그레이스케일을 포함한 미국 주요 투자기관들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가상자산 투자비율을 조정하며 관망 중이다. 또 비트코인 상위 100위권 호들러의 물량이 증가하지 않고 유지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력'이 이미 지속된 상승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시장의 방향성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시장에서 영원한 상승은 없는 만큼 상승장이 지속될 때 조정 리스크에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최진영 후오비코리아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