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와디즈가 키운 성장기업에 3000억 몰렸다

입력 2021-09-06 17:49
수정 2021-09-07 01:25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마련한 자금을 밑천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의 후속 투자 유치 금액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불특정 다수 시민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크라우드펀딩이 스타트업과 대중, 투자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업체의 후속 투자 유치 금액은 지난달 누적 기준 329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와디즈에서 자금 마련에 성공한 기업 1만7000여 곳 중 100곳이 후속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와디즈 펀딩 기업의 후속 투자 규모는 126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배 이상 증가했다. 와디즈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 위주로 일고 있는 제2 벤처붐 현상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성장 가능성을 검증받은 와디즈 펀딩 기업에 대한 기관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 투자 유치 규모가 가장 큰 업체는 가정간편식(HMR) 전문 스타트업 쿠캣이다. 지난 6월 32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와디즈에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3500만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후 오프라인 HMR 전용 편의점을 여는 등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 예비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비상장사)으로 지정된 반려동물 스타트업 핏펫은 와디즈에서 2018년부터 세 번에 걸쳐 3370만원을 모았다. 이 회사는 올 6월 23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수제맥주 1세대 기업 세븐브로이는 와디즈에서 25억원을 끌어모았고, 이후 16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명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트렌비도 후속 투자로 400억원을 모았다. 고령친화식품 제조기업 사랑과선행, 에듀테크 스타트업 럭스로보는 각각 15억원과 9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신규 고객 확보, 홍보·마케팅 등을 돕고 있다. 그동안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으로 스타트업들이 끌어모은 자금은 560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일에는 품질이 우수한 펀딩 제품을 선정해 상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와디즈스토어도 열었다. 펀딩 기업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펀딩 기간 종료 이후에도 구매할 수 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사진)는 “와디즈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시작과 성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꿈을 가진 기업들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판로 개척과 후속 투자 유치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