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거리 측정기 ‘보이스캐디’(사진)를 개발한 브이씨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브이씨는 최근 거래소에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심사에 영업일 기준 45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 4월 설립된 이 회사는 골프공이 날아간 거리를 재는 장비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 부쉬넬, 중국 마일시와 함께 국내 시장 점유율 3위다.
코로나19 이후 골프 열풍이 불면서 최근 실적은 상승세다. 지난해 매출은 407억원으로 전년보다 20%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5억원, 4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매출 500억원, 영업익 8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이씨는 서울대 전기공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UCLA에서 무선통신 박사 학위를 받은 김준오 대표가 2005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골퍼들이 모자에 볼마커를 붙이고 다니는 것을 보고 모자에 붙이는 음성 안내 거리 측정기 ‘보이스 캐디’를 개발했다. 기존 단말기형 측정기가 무겁고 휴대하기 불편하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이 제품은 10개월 만에 10만 대가 팔리면서 성공을 거뒀다.
이를 시작으로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고 레이저형 거리 측정기, 골프 연습용 측정기, 스마트 워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지난 10년간 판매한 거리 측정기는 100만여 대다.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AI) 골프워치는 고정밀 카메라로 급경사 구간과 그린 위에서 핀까지 직선 거리와 높낮이, 경사를 보여준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골프를 치면 내장된 센서가 샷을 인식해 스윙 시간과 속도를 알려준다. 단순히 거리를 측정하는 데서 벗어나 정교한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기기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브이씨는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 자금을 신제품 개발과 북미 시장 공략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동남아와 미국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연간 판매 대수는 약 20만 대로 이 중 약 20%가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AI 관련 정보기술(IT) 회사도 인수할 계획이다. 골프와 관련한 데이터를 활용해 스포츠 분야의 애플이 되는 것이 김 대표의 목표다.
이 회사는 김 대표가 35.4% 지분을 갖고 있으며 NHN인베스트먼트(7.37%), 컴퍼니케이유망서비스펀드(6.81%), 중소기업은행(6.29%), 한국투자증권(6.29%)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