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잡코인 파티'…거래액 한달새 3배 폭증

입력 2021-09-06 17:34
수정 2021-09-14 16:19
헌트, 센티넬프로토콜, 비트코인캐시에이비씨, 시빅….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지난 주말 이후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이다. 코인 초보에겐 이름부터 낯선 이들 암호화폐가 하루 1조~2조원어치씩 사고팔렸다. 거래대금 1위를 차지한 헌트는 시가총액이 1000억원 남짓이고 국내 거래소에만 상장된 이른바 ‘김치코인’이다. 이달 들어 400원에서 1800원, 다시 900원 등으로 가격이 널뛰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코인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대형 거래소는 줄폐쇄 공포에서 벗어나면서 과감한 베팅에 나서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했다.

사그라드는 듯했던 암호화폐 열풍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비트코인값도 올랐지만 알트코인(비주류 암호화폐)이 더 많이 뛴 점이 특징이다. 알트코인 강세는 ‘투기장의 징후’라는 경고도 함께 나오고 있다.

6일 오후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5900만원대, 미국 시세는 5만1000달러대에 안착했다. 한 달 전보다 20% 안팎 반등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대규모 옵션 거래 물량의 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은 먼 얘기”라며 조기 긴축에 선을 그은 데다 고용 지표 부진으로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역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호재로 작용한 측면도 있다. 통화 팽창 기조가 암호화폐를 포함한 대다수 자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알트코인의 부활은 몇몇 김치코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다. 이날 세계 암호화폐 시총은 2716조원으로 지난 5월 역대 최고 기록(2928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그런데 전체 시총 중 비트코인 비중은 41%로, 올 들어 최저치(5월 중순 39%)에 근접했다. 비트코인을 뺀 나머지 코인값이 더 크게 올라서다.

시총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은 전날 4000달러를 재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3900달러대의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이더리움은 NFT(대체 불가능 토큰)과 같은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에 폭넓게 쓰인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5월 전고점(4300달러대)을 뚫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 ‘3세대 블록체인’을 표방한 카르다노, 이오스, 솔라나 등의 코인 가격도 동반 상승세다.

암호화폐 폭락장 이후에는 비트코인 시총 비중이 급등했었다. JP모간은 “알트코인이 오른 것은 구조적 상승세라기보다 개인투자자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했다.

국내 거래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20조원을 넘어섰다. 코인게코가 집계한 지난 5일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186억3695만달러(약 21조5517억원)였다. 한 달 전 6조7362억원이던 것이 세 배 넘게 불어났다.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5월 한때 40조원을 넘기도 했는데, 절반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업비트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새 비트코인 가격은 6.69% 오른 반면 알트코인의 상승률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헌트(147%), 폴리매쓰(107%), 시빅(86.36%) 등이 대표적이다.

임현우 기자/뉴욕=조재길 특파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