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포스코와 손잡고 수소 연료탱크 개발 나선다

입력 2021-09-06 15:15
수정 2021-09-06 15:16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포스코 등과 손잡고 수소선박 핵심기술인 수소연료탱크 개발에 나섰다. '연합군'을 형성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국조선해양은 6일 경기도 분당 퍼스트타워에 있는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에서 포스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하이리움산업 등과 함께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공동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4개 기관은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및 연료공급시스템 개발, △액화수소 저장 및 운송을 위한 스테인리스 강재 개발, △액화수소 연료탱크 제작, △액화수소 추진선박 상용화 지원 등에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4개 기관은 올해 하반기까지 소형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를 시범 제작할 계획이다. 이후 이를 대형 선박용까지 확대 개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미래의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는 선박으로 장거리 운송하기 위해 액화수소 형태로 저장이 필요하다. 수소는 액화할 경우 기체 상태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 대량 운송이 가능해지고 안전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보다 100도가량 낮은 영하 253도의 극저온에서 액화되고, 온도 변화에 쉽게 기화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 보존이 어렵다는 난점을 갖고 있다. 안정적인 보존을 위해선 고도의 극저온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4개 기관은 각각의 장점을 살려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풍부한 가스선과 가스추진선 개발?건조 경험을 활용해 액화수소 탱크의 설계 및 선급 승인을 추진한다. 탱크 설계는 진공?단열 성능을 높여 수소의 자연 기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중 구조로 수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액화수소의 저장과 운송에 특화된 극저온용 스테인리스 강재를 개발한다. 하이리움산업은 수소액화기 및 육상 액화수소 탱크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선박용 탱크 제작을 맡는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액화수소 탱크의 안전성 연구 및 연료 공급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조선업계에서는 2030년부터 전 세계 수소 분야 투자가 증가해 액화수소의 해상 운송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수소위원회와 맥킨지는 지난 7월 발간한 ‘수소 인사이트(Hydrogen Insights)’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 전 세계 수소 분야 투자 규모가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지난 3월에는 수소선박 국제표준 개발에도 나서는 등 수소 선박 상용화를 통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소선박 기술력은 향후 다가올 탄소중립 시대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리딩 기업으로서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맞춰 스테인리스 강재 공급부터 액화수소 탱크 및 연료공급기술 개발까지 가능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며 “포스코가 조선산업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 밸류체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