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집 자랑' 예능, 반감 커지는 이유 [크리스권의 셀럽&머니]

입력 2021-09-03 10:55
수정 2021-09-03 16:45

지난 10여 년 동안 수많은 연예인과 함께 협업하면서 늘 마음 한켠에 의문이었던 것이 있다. '사회가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것이었다. '왜 대중은 정치인이나 기업인에 비해 연예인에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는 걸까'에 대해 늘 생각하고, 고민해왔지만 딱히 그럴싸한 해답을 내리지 못했었다.

그러던 와중 최근 '집값 난리인데 연예인은 방 개수도 몰라…집 자랑 예능에 시청자는 허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역시나 유명 연예인이 비싼 집에 사는 것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물론 해당 연예인들은 정당하게 일한 대가로 돈을 벌어 집을 구입한 것이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대중으로부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청자와 대중은 고액의 출연료 및 광고비를 받아 호의호식하는 연예인에게 '불로소득'이라고 비판하고 있었다.

뒷광고 논란 때문에 자숙 기간을 보낸 한 유명인의 복귀에 대한 타당성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뤄지고 있고, 연예인이 가족들과 법인제도를 이용해 부동산을 구매하고 이로 인한 시세 차익을 얻는 기사에 대해서도 대중들은 허탈감을 토로한다. 최근엔 어떤 수산업자의 사기행각이 밝혀지던 가운데 유명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들이 그와 어떤 관계였는지에 대해서도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


필자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이라면 그 '유명세'에 걸맞는 언행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명세의 '세'와 세금의 '세'가 같다. 결국 연예인은 유명해지는 만큼 그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이 정치인, 기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받아드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공익적, 그리고 상업적인 행동을 한다. 브랜드는 연예인의 인지도를 활용하기 위해 높은 모델료를 주고 모델로 기용한다. 해당 연예인이 혹여 물의를 일으키면 본인의 이미지만 추락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는 말이다. 즉, 모델로 발탁하는 순간 더욱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바른 연예인'이 되어야 한다.

어디 그뿐일까. 연예인이 잘못을 저지르는 순간 그 문제는 나비효과가 되어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 엔터테인먼트 촬영 현장 마비,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까지 연예인이 마약 투약 논란에 연루되면서 부도 위기에 놓인 제작사를 본 적도 있다. 그만큼 그들이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말이다.


연예인은 자신이 가진 영향력과 공익성, 확장성을 잘 알고 행동해야 한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 기대를 받는 만큼 이상적인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 '왜 나한테만 이래?'라는 생각은 안일하다. 공인이라면 인격적인 트레이닝이 우선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도덕적으로 성숙해야만 그 인기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고, 더불어 돈을 많이 벌어도 되는 자격이 주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필자는 연예인을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적절한 비판이 이뤄지길 바라는 바람이 있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연예인을 대하는 사회적 잣대와 기준이 엄격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연예인은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길 바라며, 대중 역시 연예인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크리스권(국내 1호 비즈니스매니저, BMC(비즈니스매니지먼트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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