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경기 김포장기대리점 점장 이모씨(40)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소장에 대한 비아냥, 조롱은 있어도 폭언과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대리점에서 일했던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대리점장이 몇 달 동안 노조원들의 욕설에 시달렸다”고 반박했다. “노조원들, 지속적으로 폭언”3일 한국경제신문이 대리점 단톡방 대화 내용(사진)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노조 소속 택배기사들이 이씨와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에게 지속적으로 폭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노조원은 “이 × 같은 김포터미널에 × 같은 비리 소장들! × 같은 ××들한테 빌붙어 사는 × 같은 기사님들”이라며 이씨와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다른 조합원은 “가진 게 있는 ××가 더하네? 그거 다 기사들 것 훔쳐서 만든 거야”라며 “비리 없는 소장은 살 것이고 비리 있는 소장××는 뒤×겠지 ㅋㅋ”라고 썼다.
이 대리점에서 일하는 비노조원 A씨는 “욕설과 폭언이 없었다는 택배노조 발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김포장기대리점 노조는 일상적으로 대리점장과 비노조원을 향해 단체 메신저방에서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은 단체대화방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로워 메시지를 읽지 않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비노조원 택배기사와 이씨 주변 대리점장들은 “노조원들이 고인을 고립시켜 하루빨리 대리점장에서 끌어내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고인을 돕던 비노조 택배기사는 노조의 괴롭힘으로 부인까지 유산하자 고인에게 더 이상 함께 못하겠다고 말했다”며 “고인과 같이 일하던 비노조 동료가 하나둘 떠나면서 고인은 더욱 외로워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원은 비노조 택배기사 집 앞까지 찾아와 욕설하며 협박했다. 노조원은 채팅방에서 비노조 택배기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들이 정신 못 차리지. 비리 소장보다 더 × 같은 ××,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 “집 앞이니 나오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유족들, 노조원 고소하기로이들은 “노조원들이 분구(관할 지역 분할)에 반대했다는 택배노조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포장기대리점의 비노조원 택배기사 B씨는 “노조원 중 한 명이 대리점장 자리를 욕심내고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분구 요구를 하다가 올해 초 분구 협상이 결렬되면서 본격적으로 노조 활동을 통해 대리점장을 끌어내리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단체대화방은 업무 용도로 파손 상품을 전산 처리하거나 배차 관련 공지를 공유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하지만 작년 가을부터 특정 택배기사를 중심으로 분구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고, 분구에 동참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뉘면서 단체방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이씨의 괴롭힘에 가담한 택배기사 노조원 12명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유족과 상의한 결과 고인의 뜻을 받들어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해 노조원 12명을 고소하기로 했다”며 “유족과 고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최대한 유족의 뜻을 존중하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