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중단이 은행권에 이어 보험사까지 확산되고 있다. NH농협은행, 지역 농·축협 등에 이어 DB손해보험이 보험업계에서는 최초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도 개인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라고 요청한 영향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 1일부터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오는 12월31일까지 홈페이지·모바일·콜센터 등 모든 채널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DB손보의 신용대출은 자사 보험계약을 1년 이상 유지 중인 만 26세 이상 고객 또는 개인 신용대출 심사 기준 적격자를 대상으로 취급되는 상품이다. 연 6.06~12.44%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율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올해 보험사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의 목표치를 전년 대비 4.1%로 제시한 바 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의거해 전체 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올해 말까지 개인신용 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침에 따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은행권에 이어 보험업계에도 개인 신용대출 한도 제한 조치를 현장에 적용하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운영하는 방침을 현장에 도입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지난달 주요 보험사 임원을 소집해 진행하는 가계부채 관련 회의에서 가계대출 한도 연소득 제한 규제 사안을 전달했다.
DB손보가 개인 신용대출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다른 보험사에서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에 맞출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삼성생명 등 신용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사에서 신용대출 중단을 고려할 여지가 있다"며 "이외에도 주택담보대출이나 보험약관대출의 증가세를 완화하기 위해 신규 대출 및 기존 대출 연장 시 심사 강화 등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