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호 인근에서 발견된 시신과 전북 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이 동일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완주경찰서는 지난 1일 전남 영암군 영암호 해암교 상류에서 발견된 시신에 대한 DNA 검사 결과, 실종 신고된 완주 30대 여성 A씨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DNA 검사 결과를 받았고, 해당 시신이 지난 15일 실종된 A씨(39·여)와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DNA 검사 외에도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도 의뢰한 상태다.
전북 완주에 거주하던 A씨의 가족들은 지난달 17일 A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며 미귀가 신고를 했고, 이후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일주일 만인 같은 달 24일 B씨(69)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과거 같은 직장에서 짧은 기간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B씨는 A씨의 남편과 사제지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지난 15일 오후 8시께 전남 무안군의 한 숙박업소에 함께 들어갔다. 두시간여 뒤 B씨가 사람 크기만한 침낭을 차량 뒷좌석에 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한 경찰은 이를 A씨의 시신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숙박업소에서 나온 B씨가 전남 영암호 인근으로 이동하는 모습까지 확인했지만 B씨는 경찰에 붙잡힌 이후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발견된 A씨의 시신에는 남편에게 쓴 편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편지에는 헤어지자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필적 감정 수사와 함께 강요에 의해 편지가 작성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B씨와의 금전 거래 정황이 포착된 이유에서다.
A씨는 지난 7월29일 남편에게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2억2000만원을 받은 뒤 당일 A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두 사람이 자주 연락을 주고 받은 것과 관련 돈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현재 2억2000만원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계좌이체 등 거래 명세가 없고, B씨가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한편, 경찰은 2일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된 B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