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만 8개…10代 김주형, 시즌 2승 선점할까

입력 2021-09-02 17:38
수정 2021-09-02 23:51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올 시즌 첫 2승 고지를 두고 창과 방패의 대결이 펼쳐졌다.

2일 전남 나주 해피니스CC(파72·7125야드)에서 열린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총상금 6억원) 1라운드에서다. 패기를 앞세운 ‘무서운 10대’ 김주형(19)이 8언더파 64타로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한 가운데 노련함으로 무장한 김봉섭(38), 김한별(25)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즌 첫 2승 한발 다가간 ‘10대 파워’김주형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몰아치며 단독 2위로 마무리했다. 그는 이날 4개의 파5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내며 날카로운 샷감을 과시했다. 특히 아이언 샷이 빛났다. 그린에 올린 공은 모두 홀에서 4m 안쪽에 자리잡았고, 이를 모두 버디로 연결했다. 김봉섭, 김한별 등을 1타 차로 따돌린 김주형은 우승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날 김주형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92.86%, 그린 적중률은 83.33%였다.

김주형은 올 시즌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와 상금 부문 1위를 기록하며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8년 6월 프로로 전향한 이후 코리안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18세 21일)과 최연소 다승(18세 11개월), 아시안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17세 149일) 기록을 새로 썼다.

올 시즌에도 그의 경기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SK텔레콤 오픈 우승을 비롯해 여섯 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10개 대회의 우승자는 모두 달랐다. 김주형은 현재 2승 고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선수다. 그는 이날 경기 뒤 “보기 없이 플레이한 것에 만족한다”며 “오늘 결과에 흥분하지 않고 남은 54홀을 침착하게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최종 승부는 아직 안갯속이다. 지난달 야마하-오너스K 오픈 우승자 김한별과 ‘원조 장타자’ 김봉섭이 7언더파로 김주형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국의 디섐보’라 불릴 정도로 장타를 자랑하는 김봉섭은 이날 버디 9개를 몰아치며 뛰어난 샷감을 보였다. 14번홀(파4)을 제외하고는 모든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릴 정도로 티샷이 좋았고, 퍼트까지 따라주며 승승장구했다.

14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7언더파를 기록하긴 했지만 장타에 정확도까지 더해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아이언 샷은 대부분의 퍼트를 홀에서 4m 안쪽에 붙일 정도로 좋았다. 17번홀에서는 15m 거리에서 시도한 퍼트를 홀 10㎝ 옆에 붙이기도 했다. 김봉섭은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코스인 만큼 패기보다는 노련하게 게임을 잘 풀어가는 게 관건”이라며 “최대한 실수를 줄이며 차근차근 타수를 줄여가겠다”고 말했다.

올 들어 3개 대회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린 저스틴 신(20·캐나다)은 17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9언더파 단독 선두로 마무리했다. 15오버파 윤석민 “그래도 이글 잡아”이날 초청선수로 프로 대회에 도전한 전 프로야구 선수 윤석민(35)은 15오버파 87타로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경기 초반 긴장감에 몸이 풀리지 않아 전반에만 더블보기 3개, 보기 1개를 기록해 7타를 잃었다. 후반 들어 몸이 풀리면서 11번홀(파4)에선 이글, 1번홀(파5)에서는 버디를 잡아냈다. 하지만 경기 막바지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17번홀(파4) 이후에만 6타를 잃고 최하위인 147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윤석민은 경기 뒤 “방어율로 비유해본다면 6이닝 정도 던졌다는 가정하에 1, 2회에 5점 준거 같고, 5회까지 잘 막다가 6회에 7실점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그는 “비로 온몸이 젖는 악조건에서도 언더파를 치는 1부 투어 선수들이 존경스럽다”며 “내일은 ‘5언더파 이하’로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